Mnkai Mnkai

...라고 제목을 적었습니다만, 제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이 다 그렇듯이 강좌 같은건 절대로 아닙니다. 그냥 대충 재미 없는 썰이라고 생각하고 팝콘과 같이 보세요. 디지털 모드에 사진 전송, 메세지 전송 등의 여러 기능이 있지만, 그냥 여기에선 편의상 음성 통신에 대해서만 씁니다. 그 편이 간편하니까요.

DV 모드는 디지털 음성 통신 모드입니다. 디지털 모드, 디지털 교신 이라고도 표기했고 이 글 내에서는 모두 같은 의미로 썼습니다. 아날로그 모드는 아날로그 음성 통신 모드입니다. AM / FM 등의 변조 방식으로... 지금까지 흔히 써온 무전기에 있는 그 모드들 맞습니다.

들어가며

이름없는 미노리의 블로그 (이 블로그의 전신) 가 아직 무사하던 시절, 이 블로그에서 의외로 코멘트 등의 반응이 있던 소재가 있었습니다. 바로 DMR Tier와 관련된 게시물, 그리고 DMR 핸디 신 모델 출시 소식입니다.
아마 그 당시 한국 인터넷 내부에 아직 DMR 아마추어 통신에 대한 내용이 많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구글이라거나 검색을 하면 나오는 게 제 블로그의 그 글들만 있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잘 쓰여 있는 'DMR 교신을 하려면 이대로 따라하면 됩니다' 강좌가 꽤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 스텝 바이 스텝 강좌를 쓸 생각은 없습니다.
언제나 제 블로그가 그래왔듯이 그냥 대충 제가 최근에 DMR 핸디와 이번에 들인 D-STAR 장비를 사고 나서 했던 생각들에 대해서 적을 것입니다.

DV 모드 교신은 과연 무엇인가

기존 '아날로그' 방식 교신과 '디지털' 방식 교신의 차이점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기술적인 차이점에 대한 내용이 아닌, 사람들이 왜 아날로그 교신과 디지털 교신에 큰 차이를 느끼고, 왜 디지털 교신을 안 쓰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적자면, 본질적으로는 그냥 똑같습니다. 단지 주파수의 변조 방식만 다를 뿐입니다. 아날로그 교신 시절에 쓰던 콜 주파수와 교신 주파수 QSY 같은 개념도 디지털 교신에서 똑같이 쓸 수 있습니다. 단지 우리가 그렇게 안 하는 것 뿐입니다. (물론 그렇게 된 어른들의 사정이 있고, 이해가 가긴 합니다...)

아니, 뭐가 엄청 많잖아요. DMR, D-STAR, C4FM... 이런건 다 뭔데요?

그냥 변조 방식이 다른 모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실제로 각 모드들은 별도의 신호 변조 방식 코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흔히 한국에서는 '전파 형식' 이라고 합니다.)

모드형식
D-STAR6K00F7W
DMR7K60F1E, 7K60F1D
FM16K0F3EJN
AM6K00A3EJN
......

FM 라디오로 AM을 들을 수 없는 것처럼, D-STAR 리그는 DMR 리그와 통신할 수 없습니다. 큰일이네요, 안그래도 이제 막 생기는 거라서 디지털 교신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그 사람들 사이에서도 호환 가능한 리그를 가진 사람을 만나기는 더 어려워 졌잖아요.1

디지털 모드 교신이 모두 같은 형식이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디지털 모드 교신은 이권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좀 잘 나간다 싶은 무전기 회사마다 각자의 규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좋고 편한 규격을 만들면 경쟁사에 비해 앞서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겠죠.2 마치 예전 VHS와 베타맥스 비디오 테이프의 규격 싸움, 그리고 블루레이와 HD-DVD의 규격 싸움이 생각납니다.

이런 불편한 사정 때문에, 조금 더 발전되었지만 복잡한 기능이 이런 DV 모드들에 들어가게 됩니다.

우리 규격은 앉은 자리에서 전 세계랑 통신할 수 있는 짱 좋은 규격입니다!

아날로그 통신 규격 (직접 교신 - '심플렉스' 라고도 부릅니다.) 은 한 사람이 주파수에서 키를 잡으면, 다른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게 됩니다. 통신 거리를 늘리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출력을 세게 하고, 안테나를 좋게 하고, 공간 상태가 좋길 열심히 빌면 됩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아날로그 통신 규격 아래에서도 '리피터 교신' 이라는 주파수를 맞추고, 쉬프트 방향과 오프셋을 맞추고, CTCSS 톤을 맞추고, 특별한 교신 방법을 쓰고... 하는 등등을 일련으로 하는 확장 프로토콜을 사람들이 만들어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교신 방식이 꽤 보편적으로 알려져서 쓰이고 있죠.

이왕 새로운 새로운 규격을 만든다면, 왠지 이런 방법도 이번엔 좀 제대로 깔끔하게 같이 통합하고 싶어지게 됩니다. 좋아요, 디지털 모드에도 리피터를 만듭시다. 그리고 하는 김에 조금 더 발전시키면 좋잖아요. 그냥 드는 생각인데 예를 들어서... 인터넷에 연결된 리피터를 통해서 전 세계의 사람들이랑 통신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요?

D-STAR의 리플렉터, 그리고 DMR TG (Talkgroup - 토크그룹)

모든 리피터를 하나로 이어 놓는다면 물론 당연히 전 세계의 사람들이랑 이야기 할 수 있게 되겠습니다만, 한번 대한민국의 광역망 중계기를 생각해 봅시다. 이렇게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 작은 아마추어 무선 인구인데, 만약 광역망 중계기를 평상시에 그냥 마음대로 대충 대화하는데에 쓰면... 절대로 중계기가 쉴 날이 없어지겠죠. 중계기끼리 언제나 죄다 연결해두지 말고, 가상의 대화방 같은 걸 만들어 놓고 필요할때만 쓰면 어떨까요?

...같은 아이디어에 사용할 수 있는 D-STAR의 리플렉터, 그리고 DMR의 TG가 있습니다. 언어별로, 국가별로, 국가 내에서도 지역별로, 심지어는 관심사별로 (!) 대화방을 만들어놓게 되죠. 지역망 중계기와 광역망 중계기의 구분이 필요 없어지게 됩니다. 그냥 집 근처에 있는 중계기를 통해서 이러한 대화방에 접근하면 되는 것이죠. 물론 물리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동시에 두 대화방에서 키를 잡으면... 어떻게 해야 하죠...?) 중계기 하나에 한번에 여러개의 대화방을 연결하거나 하기 어렵습니다. 거기에다가 덤으로 내가 연결해 둔 대화방을 그 중계기를 쓰는 사람들도 같이 듣게 되겠죠. 이왕이면... 개인용 중계기 같은게 있으면 언제든지 다른 사람의 눈치를 안 보고 내가 원하는 대화방에 연결할 수 있을텐데 말이죠. 참 좋지 않을까요, 그런게 있으면.

핫스팟

그래서 집에 설치할 수 있는 소형 개인용 중계기에 대한 컨셉이 나오게 됩니다. 작은 컴퓨터와 소출력의 라디오, 그리고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칩셋을 단 물건이죠. 꽤 많은 사람들이 핫스팟을 사용하거나 지역 리피터를 사용해서 대화방에 접속해서 교신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모두들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그래서... 어디에서부터 여기까지 샌거죠?

대부분 디지털 교신이라고 하면

어... 핫스팟... 브랜드마이스터... 이런게 다 뭐지...

상태가 되고, 난 모르니까 그냥 포기할래 가 됩니다. 디지털 모드의 차별화를 위해 만든 기능들로 인해 오히려 접근성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아날로그 교신을 할 때 반드시 리피터를 거쳐서 통신하지 않고 직접 교신할 수 있듯이, 디지털 교신도 직접 교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직접 교신하면 저 위에 있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지 않죠. 핫스팟도 필요하지 않고, DMR의 경우 브랜드마이스터 라는 것을 알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주파수를 맞추고, 리플렉터 설정 (혹은 TG 설정) 을 똑같이 맞추고, 키를 잡으면 됩니다. 그러면 소리가 들립니다.

요즘 구매하는 조금 비싼 장비들은 대부분 DV 모드가 들어가 있습니다. 만약 사용하시는 장비에 DV 모드가 있다면, 그리고 정말로 우연하게도 상대방도 같은 DV 모드를 지원한다면, 한번쯤 DV 모드 직접교신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DV 모드, 무섭지 않습니다.

아래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장비들의 DV 모드에서 직접 교신을 할 때 필요한 설정을 적어두었습니다. DMR의 경우에는 좀 복잡합니다. 이해합니다. DMR이 원래 아마추어 무선용으로 만들어진게 아니라, 업무용 무전기를 관리하는 직원이 이미 채널 설정을 다 해준 다음에 그냥 채널에서 키만 잡으면 되도록 만들어진 표준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야매 설정 방법도 준비해 두었습니다.

C4FM (시스템 퓨전) 등은... 죄송합니다. 제가 다 살 만큼 돈이 없습니다... 하지만 D-STAR와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DMR
    1. (정석대로) 같은 주파수로 맞추고, 같은 컬러코드를 맞추고, 같은 타임슬롯을 맞추고, TG 9 에서 키를 잡으세요.
    2. (야매로) 같은 주파수로 맞추고, 서로 모니터 모드를 활성화 한 후 키를 잡으세요.
  • D-STAR
    1. 같은 주파수로 맞추고, 전파 형식을 'DV' 로 전환한 다음 키를 잡으세요.

다음 시간에는...

끝내주게 복잡한 (DMR+은 뭐고 DMR은 또 뭐고 BM - 브랜드마이스터 는 또 뭐고...) DMR 에 대해서 왜 이 녀석이 도대체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썰을 풀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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