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L 카드
Ham
들어가며
오랜만입니다. 블로그 글이 약간 뜸했습니다만, 그동안 개인적으로 + 회사일이 좀 많이 바빴습니다.
회사일 쪽은 여전히 바쁘지만, 내일 (아니, 이제는 오늘) 다시 바쁜 회사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쪼개 전력을 다해서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지금 자는 시간을 조금 줄여가며 쓰는 이 글은 QSL 카드에 대한 것입니다. 최근 옆동네에 거주하시는 모 국장님과 2m로 교신을 하고 나서 온라인으로 그 국장님의 QSL 카드를 온라인으로 받았습니다. 답장을 해야겠지만 드릴 수 있는 카드가 전혀 없더군요. 그래서 아쉽게도 개국한지 얼마 되지 않아 카드가 없음을 양해 부탁드리고, 카드를 만들게 된다면 꼭 잊지 않고 보내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귀찮음으로 뒤로 미루고 미루었지만 결국은 QSL 카드를 만들어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여기에서 제 디자인 능력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
저: 그래도 내 예전 디자인 실력보단 일취월장 한거긴 한데 (애초부터 이게 ‘디자인’ 에 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건 차치하고)
친구: 그 이야기 하려고 했다
이므로, 예전보다 일취월장 했지만 매우 유감스럽게도 아직 디자인이라고 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PPT 등을 만들때에도 무지개 배경에 보노보노 캐릭터를 넣은 PPT보다 다소 나은 수준의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기 때문에, 디자인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다고 이미 만들어져 있는 QSL 카드를 사서 쓰기에는 디자인이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적당한 풍경 사진이 엽서의 앞면에 있는데, 너무... 평범해 보였습니다. 전 그다지 평범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의미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때 제 마음속을 스쳐 지나가는 작은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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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_, , 、 ＼:::::::::i ／ 디자인을 할 수 없다면
/●) (●> |::,=-、: / ＜ 디자인을 하지 않으면 되잖아.
l ｲ '- |:/ tbﾉﾉ ＼
l ,`-=-'＼ `l ι';/ ＼ 프로그래머 (xx세)
ヽﾄｪ-ｪｪ-:） -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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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디자인을 하지 않고 직접 QSL 카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디자인을 하지 않을것이니, 영감이라도 어디에선가 얻자
제가 평상시에 매우 많이 쓰는 것, 그리고 제 특징을 확실하게 나타낼 만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깊게 고민했습니다. 아니, 사실은 그리 깊게 고민하진 않았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했기 때문입니다.
Integrated development environment
An integrated development environment (IDE) is a software application that provides comprehensive facilities to computer programmers for software development.
쉬는 날만 빼면 하루종일 붙잡고 있는 것, 바로 IDE입니다. 그래서 IDE 내부 에디터에 소스 코드를 입력하는 것을 모티브로 제 첫 QSL 카드를 디자인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Direct로 QSL 카드를 전송할 일은 아마도 없겠지만, 혹시라도 그럴 경우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그림 엽서 규격에 맞춰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그리고 우표를 붙일 곳도 만들었습니다. 디자인을 마쳤다면 이제 인쇄를 해야겠죠.
뽑자
사실 QSL 카드를 많이 뽑아봤자 전 그리 교신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아마 다 쓰지 못할 것입니다. 또 요즘은 비용 문제 등으로 실제 종이로 된 QSL 카드를 보내는 일은 매우 드물죠.
모 업체에서 약 1000장 정도 단위로 QSL 카드 인쇄를 서비스 해 주고 계시지만, 저는 그렇게 많은 카드를 받으면 아마도 제가 쓰고 있는 IDE나 프로그래밍 언어가 사라지기 전까지 다 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소량 인쇄로 200장을 주문했습니다. 사실 이것보다도 더 적은 매수로 인쇄하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가격이 그렇게까지 저렴해지진 않기 때문에 그냥 200장을 주문했습니다.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아마도 다음주 내에 저에게 택배로 200장의 QSL 카드가 도착할 것입니다. 도착한다면 실제로 한두장 정도 볼펜으로 적당한 내용을 써 보고, 뒤늦게 잘못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돈을 날린게 되겠죠.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슬프게도 그 오류를 수정한 다음 200장보다도 더 작은 오더를 다시 넣게 될 것 같습니다.
마땅하게 카드를 보내 드려야 할 매우 감사한 국장님들이 몇분 계시지만 전 그분들의 정확한 주소를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전 연맹에 가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아쉽게도 실물 카드를 보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이볼을 할 때 직접 드리거나, 아마 명분이 생길 때 온라인으로 보내게 될 것 같네요.
왠지 수년 뒤에는 이번에 만든 QSL 카드들이 제 명함통에 남아있는 철 지난 수백장의 명함처럼 될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듭니다.
덧붙임 2022-02-16:
200장은 생각보다 매우 많았습니다. 사실 실수로 엄청나게 많이 인쇄되었다거나... 같은 일일리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