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ously on Meshtastic...
일단 사용하는 사람이 있어야 통신 기술은 의미가 있습니다. 당분간 집에서 밥을 주면서 이 애가 얼마나 잘 자라는지, 주변에 어떤 친구를 만나고 다니는지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이왕이면 조금 더 완성된 형태의 (주머니에 넣어도 폭발하지 않을 모양의) 하드웨어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조금 더 잘 보급되지 않을까요. 제 LoRa 노드 상단의 숫자가 1 에서 2 가 되면 정말로 기쁠 것 같습니다.
들어가며
LoRa 보드를 구매한지 약 6일, 당연하게도 주변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합니다. (1부 참조) 이렇게 끔찍한 이득을 가진 기본 안테나로 적당히 집 창가에 놓는다고 해도, 신호가 멀리 갈 리 만무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제가 사는 곳 주변에 제가 가진 하드웨어 (TTGO T-Beam) 와 같은 하드웨어를 여러개 (LoRa 가족국! hihi) 가지고 계신 분이 계셔서, 과연 이 라디오가 어느정도로 멀리 신호가 가는지에 대한 실험을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제 어설픈 실험에 관심을 가져주신 정말로 고마운 모 국장님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실험하는 장소의 정확한 주소등에 대해서는 적지 않겠습니다. 이 점에 대해 양해 부탁드립니다.
대신 두 지점 사이의 높이 맵으로 직진성이 매우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LoRa 전파가 어떤 특성을 가지는지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어떨까
LoRa 하드웨어 칩셋을 제조하는 회사인 Semtech 의 개발자 포털에 의하면 LoRa로 아무것도 없는 개활지에서 10마일 (약 15킬로미터), 도심에서는 3마일 (약 5킬로미터) 정도 밖에서도 통신할 수 있다고 합니다.
Mesh-Net (매시 네트워크 관련 솔루션을 판매하는 영국의 회사) 에서 진행한 테스트 1, 테스트 2 에 따르면 전파 방해원이 없는 평원과 같은 개활지에서 약 15km, 도심에서 1km 정도 (직선은 아니고, 최대한 LoS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서 실험했을 때) 통신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두 레퍼런스가 모두 LoRa를 판매하는 회사의 입장을 어느정도는 담고 있을 것을 감안한다면, 보수적으로 보았을 때 적어도 도심에서는 신호의 도달 거리가 개활지와는 다르게 매우 짧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실험 1, 된다면 진짜 대박인 (최대한 노력한) Line of Sight 테스트
위의 도표를 봐 주세요. 이 도표는 두 지점 사이의 대략적인 거리 (8km) 와, 그 사이 있는 땅의 높이를 나타낸 도표입니다. 이 도표에 건물의 높이는 들어있지 않지만 이 상태로도 생각보다 아슬아슬하며, 두 지점 사이에 건물이 존재하거나 할 경우 전파가 직선 경로로 직접 도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또 아무래도 실험하는 장소가 도시인 만큼 두 지점 사이에 여러 전파를 방해하는 요소가 존재할 것입니다.
Meshtastic 기준 모뎀 설정은 Bw125Cr48Sf4096
(통칭, LongSlow-V) 으로 실험했으며, 약 10분 동안 계속 메세지를 보내고, 껐다가 켜보기도 하고 하는 식으로 열심히 시도했지만 두 노드는 상대를 찾지 못했습니다.
어찌보면 예상한 대로의 결과입니다.
...끝?
이대로 멈추기에는 너무 결론이 맥이 빠집니다. 저렴한 LoRa 보드이지만, 그래도 무언가 개발 보드를 샀으니 이 하드웨어의 한계를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실험에 참가해 주신 모 국장님의 QTH 주변에 가서 실제로 이 LoRa 보드가 얼마나 멀리 신호를 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아래와 같이 실험을 추가로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잘 모르겠는 처음 보는 사람이 정확한 집 주소가 아니라고는 해도 동네까지 찾아와서 실험을 한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신 모 국장님께,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번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꿈과 희망을 마음 속에 품고 진행한 실험 1이 실패했기 때문에 정말로 이것은 확실히 성공할 것... 이라고 예상되는 거리에서부터 하드웨어의 동작을 우선 확인한 뒤 점점 더 멀리 이동하면서 다음과 같이 테스트를 할 예정입니다.
제 예상으로는 대략적으로 실험 4
정도에서 통신이 더이상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LoRa 전파는 주파수 특성상 직진성이 매우 강하며, 아래에 예상하고 있는 실험 환경은 건물 등으로 인해 LoS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래 도표는 건물 등을 감안하지 않은 도표입니다.
실험 2, 도심지, 약 500m
모 국장님의 QTH 주변에서 일단 정말로 통신이 가능한지부터 검증하려고 합니다. 우선 이 위치에서 채널 설정 등이 정확한지 등을 확인한 후, 실험 3
을 바로 진행할 것입니다.
만약 통신이 이 위치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되지 않았다면... 국장님이 가지고 계신 하드웨어 끼리는 통신이 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정말 암울하게도 제가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가 불량이라는 결론이 되어 버리겠죠. 그걸 먼저 확인하기 위해 우선 이 글을 다 쓰고 나서 SDR 을 꺼내서 워터폴을 보고 실제로 신호가 나오고 있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확인할 예정입니다. 만약 제 하드웨어가 불량이라면... 애도.
2022-01-28T22:50+09
제 LoRa 보드는 적어도 무언가 내용의 전파를 문제없이 송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험 3, 도심지, 약 1km
실험 2
의 위치에서 직선으로 500미터 더 이동한 아주 약간 더 떨어진 장소입니다. 지형의 높이 자체는 평탄하지만, 실제로는 건물들로 인해 반사파와 전파의 회절을 통해 통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통신이 큰 무리 없이 이루어진다면 LoRa가 생각보다는 장애물에 꽤 강하다는 게 되겠죠.
제 예상대로라면, 아마도 이 지점에서 기본으로 동봉된 안테나를 통해 간신히 통신할 수 있거나, 더이상 통신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기본으로 동봉된 안테나가 한국의 LoRa 주파수에 제대로 공진하지도 않고, 이득이 끔찍하기 때문입니다.
실험 4, 도심지, 약 1.5km
실험 3
의 위치에서 직선으로 500미터 더 이동한 더 멀리 떨어진 장소입니다. 마찬가지로 지형의 높이는 평탄하지만, 더 많은 건물들로 인해 전파의 회절을 이용한 통신은 더이상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많은 건물에서 나오는 EMI 때문에 미약한 LoRa 신호를 수신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제 예상대로라면, LoRa 모듈에 최대한 이득이 좋은 안테나를 연결한다고 하더라도 이 지점부터는 더이상 통신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3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