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국내에는 정보가 그렇게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가 주로 사용하는 IC-705 송수신기와 같이 사용하기 좋아보이는 튜너인 ATU-10 라는 제품이 있습니다. 이 제품을 구매하려고 합니다.
어... 복잡한데요
우선 튜너라는 것을 듣고 흔히 어... 참치..?
혹은 라디오 튜너..?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여기에서 튜너는 안테나 튜너
를 의미합니다. 참치는 저도 많이 좋아하지만 안테나 튜너는 유감스럽게도 먹을 수 없으므로 주의해주세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안테나와 송수신기 (흔히, '무전기' 라고 부르죠) 가 공진하도록 도와주는 장치입니다.
공진이라는 것은... 자세하게 설명하려면 매우 복잡해지지만, 송수신기에서 발진한 신호가 안테나에서 성공적으로 공중으로 방사되는 (다시 송수신기로 반사되지 않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안테나 튜나 (VHF, 이동식)
이 글에서는 공진이 얼마나 잘 되는지에 대해서 SWR (Standing wave ratio) 이라는 말도 쓸 것입니다. 이 SWR이 1:1 일때 (흔히 그냥 1 라고 표현합니다) 발진한 신호는 다시 송수신기로 반사되지 않고 공중으로 방사됩니다. SWR 값이 커질수록 발진한 신호가 다시 송수신기로 반사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SWR이 무한인 경우 신호가 전혀 방사되지 않고 그대로 다시 송수신기로 반사된다는 의미니 더이상 안테나라고 할 수 없겠죠. 자세한 점은 저보다 훨씬 잘 설명해 둔 글들이 많으니 그쪽을 참조하세요.
어떤 SWR이 되면 안 좋은 것인가... 에 대한 건 매우 많은 의견이 있습니다만, 전 개인적으로 2:1 정도가 되면 (안테나에서 송수신기로 11.1% 의 출력이 반사됨) 슬슬 송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간혹 이 SWR을 R값
이라고 부르는 분들도 계시지만, Ratio 값
이 되므로 원래의 의미도 모두 사라져 버릴 뿐더러 약간 역전 앞
같은 표현이라고 생각되어 전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50MHz 밴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잘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아니지만, 공간 상태에 따라서 초단파의 특성을 가지기도 하고 단파의 특성을 가지기도 하는 의외로 꽤 흥미로운 주파수입니다. 긴 겨울이 끝나가고 곧 아마추어의 계절이 오려고 하기 때문에 그 전에 미리 50MHz을 준비해 두려고 하는 중입니다. 지금 제가 사용하고 있는 안테나는 144/430MHz 듀얼 밴드 안테나이기 때문에, 앞으로 50MHz 에서 더 나아가 단파 대역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안테나 시스템에 추가적인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면 안테나만 사면 되지 왜 튜너가 나오는가... 하면
144/430MHz 주파수 대역은 꽤 많은 분들이 익숙하시듯이 파장의 길이가 2m/70cm 이므로 맞는 길이의 안테나를 만들기 쉽습니다. 단축도 덜 된 안테나를 대부분 사용하시기 때문에 전 주파수에 대해서 비교적 양호하게 공진하게 되므로 별도로 튜너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만 해도 약 1미터 정도 조금 넘는 되는 안테나를 사용해서 1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의 산 정상에 위치한 모빌과 5와트의 출력으로 비교적 원활하게 통신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단파 대역으로 가면 약간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단파를 처음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인 아마추어 3급 자격자가 흔하게 많이 사용하는 7MHz, 21MHz 대역으로 가면 파장의 길이가 40m, 14m가 되므로 일반적인 집 환경에서는 파장의 절반 길이라고 해도 이런 안테나를 설치하기 매우 어려워집니다. 50MHz 만 해도 파장의 길이가 6m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슬슬 애매해지죠.
안테나가 제대로 동조하지 않는 주파수에서 무리하게 신호를 보내면 보낸 신호가 다시 송수신기로 돌아오게 되고, 높은 엔트로피는 차단한 밤 속 와사등과 같이 갈 곳을 잃은 채 열로 전환되고, 그러면 비싼 돈을 주고 산 송수신기가 마, 니 지갑 자신있나!
라고 외치며 무리를 하다 못해 결국 출력부가 과열되어 사망하는 매우 불행한 이야기가 되어 버리겠죠.
전 이 취미를 오랜 시간에 걸쳐 저렴하게 즐기고 싶고, 그다지 자신이 없기 때문에 얌전하게 어떤 안테나 튜너가 좋을지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튜너를 살까
대부분의 RF 관련 물품이 그러하듯이, 튜너도 마찬가지로 사용하는 주파수와 통과시키는 출력에 따라서 다른 제품을 사용하는게 좋습니다. 수동 튜너를 중고로 구한다면 꽤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겠으나, 제가 사용하는 IC-705는 비교적 낮은 출력을 내는 송수신기이기도 하고, 이러한 수동 튜너를 구하는 것도 꽤나 시간과 발품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신제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자동 튜너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용하는 IC-705은 송수신기 내부에 내장 튜너가 없긴 하지만 외장 튜너와 연계해서 자동 튜닝을 할 수 있는 기능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이왕이면 이러한 기능을 지원하는데, 쓸 수 있다면 매우 편리하겠죠.
그래서 이러한 IC-705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별도의 인터페이스가 필요 없이) 그냥 호환되는 튜너를 몇개 추려보았습니다.
- AH-705
- mAT-705 Plus
- ATU-10
첫번째 AH-705 는 제 송수신기를 만든 회사가 만든 자동 튜너입니다. 당연하게도 송수신기와 마치 한 몸처럼 매우 잘 동작하겠죠. 후기에 따르면 배터리도 매우 오래 가고 성능도 매우 뛰어납니다. 단점으로는 아이콤에서 만든 제품답게 장난 아니게 비싸기 때문에, 전 차마 무전기를 한 두어개 살만한 돈을 들여서 튜너를 사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사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사지 못할 것입니다...
두번째 mAT-705 Plus는 이전에 나왔던 mAT-705 의 개선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내부에 들어있던 배터리를 교체할때마다 거의 다 분해하지 않아도 되는 개선입니다. 왜냐면 이젠 9볼트 전지가 아닌 리튬 배터리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가 본 리뷰에 따르면 전원을 연결했을 때 HF 대역에서 전반적으로 엄청난 QRM이 유입되어서 반강제로 배터리로 사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거기에 튜닝중이 아닌 대기중일때도 배터리 소모가 끔찍하게 많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전 튜너를 밖에서 사용할 생각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전원에 연결해 둘 생각이고, 그래서 이 튜너를 사지 않을 것입니다.
세번째 ATU-10 은 저렴한 자동 튜너로 유명한 ATU-100 을 만든 N7DDC 아저씨가 만든 오픈소스 자동 튜너 프로젝트의 결과물입니다. 기본적으로는 QRP용 자동 튜너이기 때문에 더 낮은 출력에서도 튜닝이 되고, IC-705의 외부 튜너 연동 기능을 지원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AH-705에 비해서 가격이 1/3 입니다. 직접 부품을 수급해서 만들 수 있다면 더 싸겠죠.
전 오픈소스를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앞으로 무언가 문제가 있어도 소프트웨어는 직접 수정하고, 하드웨어는 부품을 사서 납땜해서 교체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ATU-10 을 사기로 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이런 오픈소스 하드웨어를 사용했던 경험에 의하면 수정할 일은 거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요.
번외, 안테나는 뭘로 살까
우선은 50MHz 에서 시작해서 단파 대역으로 점점 내려갈 생각이기 때문에, 그리고 IC-705가 안타깝게도 안테나 단자를 딱 하나만 지원하기 때문에, 그리고 제 취미가 단파방송 청취이기 때문에 50MHz을 포함하는 여러개의 주파수 대역에서 공진하는 안테나를 하나쯤은 사야겠다는 생각이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는 환경에서 단파 안테나를 설치하려면 매우 낮은 게인값을 감수하고서도 모빌 안테나 빼곤 없죠. 그래서 다이아몬드 HV5S를 구매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직수입 포함으로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미 멸종해 버린 것 같더라고요. 우선은 일본 본사에 메일을 보내놨습니다.
이렇게 여러 주파수를 찍먹해본 뒤 마음에 드는 밴드를 중점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모노밴드 휩 안테나를 추가적으로 구입해 보강할 예정입니다.
튜너 리뷰는?
안타깝게도 안테나를 아직 구매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고 튜너도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주문했기 때문에 아마도 3월 중순은 넘어서야 테스트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다음 글에 계속)
덧붙임: 2022-02-21T23:14+09
오늘 다이아몬드 안테나 본사쪽과 국내 취급 리테일러에 연락을 했지만, 제가 문의한 상품은 최소 5월 말은 되어야 물량 공급이 한국으로 될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가 멀티밴드 안테나를 사는 게 빠를지, 아니면 단파를 쓸 수 있도록 승급하는게 빠를지 승부가 펼쳐질 것 같습니다.
일단 확실하게도 7MHz 대역은 꽤 자주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7MHz 모노밴드 안테나를 미리 사둘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