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사실 이 글을 전 글에 이어서 거의 다음날 정도에 쓸 생각이었지만, 페덱스가 주문한 지 무려 10일 이후에야 물건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International Priority 배송인데도 말입니다.
사람 사는 일이라는게 늘 마음대로 될 순 없는거겠죠...
DAPNET 가입, 그리고 설정
우선 이 네트워크에 참여하려면, 회원 가입을 해야겠죠.
아쉽게도 이 웹사이트에는 회원 가입 기능이 없습니다 (!)
회원 가입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죠, 아마도. 침착하게 관리자에게 회원 가입하고 싶다고 고객 지원 티켓을 쓰면 약 하루 정도 뒤에 회원가입이 완료되고, 덤으로 POCSAG RIC가 옵니다. 받은 POCSAG RIC를 호출기에 설정해 줍시다.
그리고 한국에는 POCSAG 신호 송출용 타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pi-star 를 개인용 트랜스미터로 사용해야 합니다.
예상하셨겠지만, 이것도 역시 온라인으로 등록하는 게 아니라 관리자에게 지원 요청을 하면 수동으로 하루정도 뒤에 답장이 옵니다.
받은 트랜스미터 인증 키를 pi-star 대시보드에 설정해주면 됩니다. 여기에서 왠지 의문이 들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분명 내 핫스팟의 주 tx/rx 주파수를 439.9875MHz로 설정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439.9875MHz로 POCSAG 신호가 송출될 수 있는거죠?
핫스팟이 다른 일을 하지 않을 때 재빠르게 439.9875MHz로 전환해 POCSAG 신호를 보내고, 다시 원래 주파수로 돌아오는 식으로 동작합니다. 만약 호출 데이터가 왔을 때 다른 일을 하고 있다면 (DMR 신호를 보내고 있다거나...) 이 데이터를 큐에 넣어두고 그 '다른 일' 이 끝나면 재빠르게 주파수를 옮겨서 POCSAG 신호를 보내고 돌아옵니다.
테스트
적당히 준비가 된 것 같으니, 그러면 한번 테스트를 해 봅시다.
더미로드를 연결하고 매우 미약한 신호 출력으로 테스트 한 관계로 수 cm 밖에선 호출기가 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아래 두 이미지는 재현 사진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Submit 버튼을 꾹 누르면, 잠시 후...
와, 잘 도착합니다 🎉
만약 실제로 신호를 실험실 밖으로 송출한다면, 뭐에 유용하게 쓸 수 있을까
꽤 많은 호출기에는 POCSAG 신호를 수신해서 시간을 맞추는 기능도 있습니다. 제가 구매한 호출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시계 용도로는 인프라를 갖추는 비용이 약간 비싸긴 하지만, systemd 를 사용해 ntp 동기된 (혹은 gps 동기된) 시각 신호를 호출기로 계속 보내서 개인 사용 용도론 나쁘지 않은 오버 테크놀러지 전파시계로 사용할수도 있겠네요. 이 용도로 DAPNET 자체에서 시간을 보내는 RIC가 있지만, 아쉽게도 독일 현지 시간 혹은 UTC 입니다. 각 시간대별로 RIC를 만들어 줬으면 정말로 좋았겠지만, 이건 DST때문에 그랬던 거겠죠 아마도.
또 pi-star에는 실제로 DAPNET 을 거치지 않고 로컬에서 메세지를 전송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아침마다 타야 하는 버스가 근처에 왔다거나 하는 경우 호출 신호를 보내게 설정한다거나, 매일 일정 시간에 집 근처 날씨를 호출기로 보내는 식으로 써볼수도 있겠네요. 미세먼지 API와 연동해 빨리 창문을 닫아야 한다는 신호를 호출기로 보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혹은 무언가 서버에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면 사고 대응용으로도 쓸 수 있겠네요. (왠지 누군가가 생각납니다...)
만약 위의 예처럼 DAPNET을 거치지 않고 사용하는 용도로만 사용할 경우 면허 없이 ISM 주파수 대역에서 이 신호를 보낼수도 있을 것 같으나, 관련된 법령을 찾아보았을 때 이 역시도 상당히 기준이 엄격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직접 확인한 후 진행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한국에서는 아마추어 무선기사라고 하더라도 대부분 인터넷 카페나 카카오톡, 밴드와 같은 수단을 통해 언제 어떤 밴드에서 교신하자고 호출하는 것 같습니다. 왠지 이런 수단으로 호출해서 교신에 참가할 수 있다면 꽤 재미있지 않을까요?
FM 아날로그 모드 중계기도 그렇지만, 이런 POCSAG 신호 송출기도 산 위에 세우면 재난 용도에 꽤 유용하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역시 셀룰러 브로드캐스트 (재난문자)가 훨씬 더 현실성 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