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kai Mnkai

안녕하세요, 오늘은 기분이 좀 시무룩합니다. 왜냐면 전파 수신이 생각보다 영 안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때문은 아니지만, 언제나와 같이 짧게 글을 쓸 것입니다.

사실 이 글은 어느정도는 ATU-10 튜너 2편 글하고도 이어져 있습니다.

맨날 똑같은 빌런 분들만 나오는 2m와 맨날 중계기 용도로만 사용되는 70cm 주파수가 좀 지루해서 올해 여름 안에는 단파 대역에 진출하려고 준비중입니다. 그 연장선상으로 최근에는 제 무전기에 사용할 오토 튜너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전 단파 대역에 매칭되는 안테나를 정말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단파의 맛을 보려면 새 안테나를 하나쯤 장만해야 하는 상황이고, 원래 눈여겨 보던 다른 안테나를 구매하기 전에 뭐라도 조금 시도해 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눈여겨 보던 CB를 다시 보게 되었죠.

CB는 무엇인가

이 블로그를 보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 수 있겠지만, 한국에는 소위 '생활무전기' 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생활속에서, 별도로 허가라거나 받지 않고 그냥 무전기만 사서 같은 채널을 맞추면 쓸 수 있는 무전기입니다.

이 생활무전기 라는 것은 대부분 손에 들고 사용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제2형 생활무전기 (FRS - Family Radio Service) 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실제로도 대부분 제2형 생활무전기를 사용하기도 하죠. 하지만 제2형 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실은 제1형 생활무전기 (CB - Citizen Band) 라는 것도 있습니다.

제1형 생활무전기는 제2형 생활무전기와 비교하면 대부분 덩치가 크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제1형 생활무전기는 주로 차량에 설치해서 사용하고, 제2형 생활무전기는 손에 들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단순히 크기가 달라서 1형 2형은 아닙니다. 크기가 달라지게 된 원인이 존재합니다.

주파수

제1형 생활무전기와 제2형 생활무전기의 겉으로 볼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은 크기지만, 이 차이점은 사실 두 무전기 종류가 사용하는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생겼습니다. 그러니 근본적인 차이점은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다르다는 이유가 되겠죠.

제1형 생활무전기의 경우 27MHz 대역, 제2형 생활무전기의 경우 440MHz 대역을 사용합니다. 왜 주파수가 달라졌는데 크기가 달라지는가... 는 주파수로 효율적으로 신호를 보내기 위한 안테나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27MHz의 파장 길이는 11m, 448MHz의 파장 길이는 67cm 입니다. 그리고 안테나의 길이는 파장 길이에 비례하게 되죠. 그래서 제1형 생활무전기를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필요한 안테나의 크기가 더 커지게 되므로 제1형 생활무전기는 주로 차에, 제2형 생활무전기는 주로 손에 들고 쓰게 된 것입니다.

작은게 좋지 않은지, 그러면 왜 제1형 생활무전기를 쓰는가

제1형 생활무전기와 제2형 생활무전기의 통달거리는 일반적으로 거의 유사하다... 라고 표현하긴 하지만, 제1형 생활무전기는 제2형 생활무전기와 매우 다른 점이 하나 존재합니다. 바로 제1형 생활무전기가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단파라는 것이죠. 단파이기 때문에 여름철에 전리층 상태에 따라서 원래는 동네 정도나 간신히 커버하던 무전기가 갑자기 전국을 넘어서 해외까지 전파가 도달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런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2022년에 제1형 생활무전기를 쓰는 사람들이 거의 멸종한 시기에도 여전히 쓰는 사람이 남아있기는 한 것이겠죠. (물론 한 동네에 몇명 없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그래서 왜 CB를 보게 된건지

CB의 주파수 대역은 단파의 하이밴드에 속하기 때문에, 마침 제가 가지고 있는 오토 튜너의 튜닝 범위 내에 들어갑니다. 또 마침 단파 방송등을 듣기 위해 안테나가 임시로 하나정도는 필요했기 때문에, 또 CB 안테나는 상대적으로 아마추어 무선용 안테나보단 저렴하기 때문에 CB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CB의 안테나에 관심을 가진거긴 하지만, 대충 유사합니다.

CB 안테나 두둥등장

그래서 안테나를 주문했고, 오늘 CB 안테나를 잘 받아서 원래 있던 VHF/UHF 듀얼밴드 안테나를 탈거하고 그 자리에 잘 끼워넣었습니다. CB 안테나이기 때문에 SWR 값이 잘 나와야 하겠지만 아쉽게도 별로 그렇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안테나를 설치한 곳이 제대로 그라운드가 없기 때문이겠죠. 27MHz를 넘어 26MHz 정도에 매칭되어 버렸기 때문에 이대로는 곤란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27MHz도 2.0 정도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매우 아쉽긴 하지만 우선은 이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레디얼이라도 추가로 달거나, 아니면 카운터포이즈를 추가해서 SWR을 낮추는 방향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과연 교신이 가능은 할까

아쉽게도 아직 CB 무전기는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처 국장님에게 CB의 콜 주파수로 신호를 보내달라고 부탁한 뒤 705의 수신 기능을 사용해 수신을 해 볼 수 밖에 없었는데... 어... 스펙트럼을 보면 신호가 분명 오고 있기는 한데 너무 미약합니다. 노이즈 플로어를 간신히 뚫고 올라옵니다. 아무래도 제대로 되지 않은 그라운드 때문에 노이즈 플로어가 지나치게 높고 (거의 9 수준까지 노이즈가 타고 올라왔습니다) 그로 인해서 SNR이 너무 낮아서 노이즈 사이에서 제대로 신호를 분간할 수 없는거겠죠. 아쉽게도 제 안테나 환경에 확실히 뭔가 문제가 있긴 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대로는 제가 내보내는 신호는 나가더라도 돌아오는 답을 들을 수 없게 되겠죠.

실패!

확실히 단파대역은 안테나 설치가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전 아무래도 베란다 샷시 자체를 어떻게 그라운드에 잘 연결할 방법이 있을지, 아니면 다른 좋은 노이즈 플로어 저감 대책이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와 별개로 CB 라디오는 기회가 되면 하나쯤 사둘 예정입니다. 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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